늦깎이 고교 졸업생 시각장애인 부부 _베팅에 참여한 파케타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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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문을 두드리면 분명히 빛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시각장애인 부부가 늦깎이 공부를 마치고 13일 함께 졸업장을 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강원 춘천시에 위치한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강원명진학교에서 고등부 일반과를 졸업한 안대군(47.서울 강서구) 씨와 침술 등 직업훈련과정인 이료재활과를 졸업한 아내 유정숙(43) 씨. 이들 부부는 둘 다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1급 장애를 겪고 있지만 학교에서 기숙사 생활과 학업을 함께 하면서 서로 힘이 되어 주었고 3년 간의 공부 끝에 이날 당당히 졸업식을 치렀다. 안 씨는 전북 김제에서 생활하던 30대 후반까지 만 해도 두 눈을 볼 수 있었지만 2000년 12월 망막박리로 갑자기 시력을 잃게 됐다. 절망 속에 생활하다 교회 생활을 위해 서울로 거처를 옮긴 안 씨는 목사의 소개로 선천적인 장애를 겪고 있던 아내 유 씨를 처음 만났고 서로 입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 주었기 때문에 2006년 10월 결혼, 행복한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기초수급대상자로 받는 돈으로 어렵게 생활하던 부부에게는 배움을 통해 같은 장애를 겪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주고 싶다는 소박한 꿈이 생겼고 이들은 강원명진학교에 입학해 꿈을 키우게 됐다. 안 씨는 눈을 잃은 후 2년 동안 밖에도 나오지 못하다 어느 날 라디오를 통해 이 학교의 교육프로그램을 듣게 됐고 고등교육을 마치고 싶어 입학을 했다. 학생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학업에 열성적이었던 그는 "늦은 나이에 공부를 하다 보니까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줘 무사히 졸업을 하게 됐다"고 학교 측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또 "구석진 방에서 혼자 쓸쓸히 보내고 있던 나에게 아내는 구세주와 같다"며 "문을 두드리면 빛을 볼 수 있듯이 열심히 생활해 올 가을에는 아내와 함께 침술원 등 작은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내 유 씨도 "혼자 있을 때는 행복을 몰랐는데 함께 있다 보니까 이런 게 행복이라는 생각을 한다"며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아가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날 강원명진학교 졸업식에는 유치, 초등, 중.고등부를 비롯해 전공과 등 모두 37명이 함께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