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진 앵커 :
동티모르에 다국적 군이 투입된 지 나흘째가 됐지만 딜리 시내 중심가에서 민병대와 처음으로 총격전이 벌어지는 등 치안이 크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딜리에서 이준삼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 이준삼 특파원 :
오늘 오전 딜리 시내 한 건물에서 민병대의 총성이 울리면서 한동안 유지됐던 평온이 깨졌습니다. 다국적 군은 즉각 주변을 봉쇄하고 응사에 나서 살벌한 시가전이 벌어졌습니다. 10여 분 동안에 걸친 총격전 끝에 건물안에 숨어 있던 민병대원 4명이 체포됐습니다.
⊙ 주민 :
누가 쐈는지 정확하지 않아요. 인니군인지 민병대인지 잘 모르겠어요.
⊙ 이준삼 특파원 :
또 어젯밤 주민 한 명이 무참히 살해된 채 발견되는 등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습니다. 딜리의 치안이 다시 악화되자 어렵게 이 곳에 들어왔던 보도진들이 군용기 편을 이용해 다투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UN과 국제적십자사의 구호품은 계속 공수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이 산 속에 피신 중이어서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국적 군의 병력은 계속 증원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병대의 저항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돼 질서 회복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동티모르 딜리에서 KBS 뉴스, 이준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