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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지난 2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구의 중학생 A군에게 올해는 '지옥과 같은' 한 해 였다. A군이 남긴 유서와 경찰이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2명과 그 외 A군의 친구를 대상으로 한 수사와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목숨을 끊은 A군의 지난 한해를 재구성했다.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 견디기 어려웠던 '악몽'은 초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였던 B군과 올 초 같은 반이 되면서 시작됐다. B군은 숨진 A군이 인터넷 게임을 잘한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게임사이트 접속 ID 등을 알려주며 자신의 게임 캐릭터를 키워달라고 학기 초 부탁했다. 수년 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초등학교 동기의 부탁인 만큼 A군은 이를 거절하지 못하고 게임을 하면서 B군의 게임캐릭터를 키워나갔다. A군의 부모는 맞벌이였던 탓에 집이 빌 때가 잦았고 A군은 B군과 또 다른 가해학생으로 유서에 이름을 남긴 1명의 친구 등과 함께 자신의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같이 게임도 하면서 친하게 지냈다. 그러나 A군이 키워가고 있던 B군의 온라인 게임 캐릭터가 어느날 해킹을 당하면서 이들의 관계는 '잘못된 만남'으로 바뀌게 됐다. 친한 줄로만 알았던 B군은 해킹당한 자신의 게임캐릭터를 복구하라고 재촉했고, 용돈을 들여서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을 구입할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터무니없는 강요에도 A군이 대들거나 대꾸를 하지 않고 요구를 받아들이자 가해친구들은 '당연한' 요구를 하듯 정도를 넘은 지시와 명령을 하기 시작했다. 책을 빼앗거나 숙제를 대신시켰고, 담배 피우기를 강요하고 용돈으로 고급 겨울 점퍼를 구입하도록 한 뒤 이를 빼앗는가 하면 잔심부름을 시키기도 했다. 지난 9월을 전후해서는 친구들의 이런 강요에 대꾸라도 할 모양이면 가해학생들은 집에 있던 목검을 휘두르거나 이종격투기용 글러브를 끼고 마구 폭행하기도 했다. 시도때도없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모든 생활에 간섭하며 '노예' 부리듯 A군을 대했다. 심지어 물고문을 하겠다고 위협하는가 하면, 전깃줄을 목에 감은 뒤 바닥에 떨어진 과자부스러기를 먹도록 강요하는 등 사람이 사람에게는 도저히 할 수 없을 정도의 가혹행위나 학대를 이어나가기도 했다. 수개월의 폭행과 학대, 괴롭힘을 이기지 못한 A군은 지난 20일 오전 어머니가 출근할 때 인사를 한 뒤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를 남긴 뒤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A군은 가족들이 자신의 죽음을 잊어달라는 의도였는지 어머니 몰래 어머니의 휴대전화에 입력돼 있던 자신의 전화번호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가 남긴 유서에는 자신을 괴롭힌 또래에 대한 원망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 그동안 자신에게 잘해준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는 내용도 상당 부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