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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반쪽 상임위'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다. 헌데 상임위 파행에 대해 여당에서조차 야당 의원들을 별로 꾸짖지 않는다. 오히려 처지를 이해하고 함께 해결해 보자고 나서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를 파행으로 만든 KIC(한국투자공사) 안홍철 사장 얘기다.

기재위는 국회 상임위 중에서도 핵심 중에 핵심이다. 기획재정부, 국세청, 한국은행 등 재정·조세·통화부문 정부기구 및 산하기관을 담당한다. 주요 세제 및 경제정책 법률을 심의·의결하는 곳이다.

그러나 기재위는 지난해 2월 이후 통상적인 일정을 소화하는 데도 빠듯할 정도로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올해도 '연말정산 파문'을 수습하기 위한 회의만 열렸을 뿐이다. 경제재정소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기재위 파행 운영의 중심에는 한국투자공사(KIC) 안홍철 사장의 거취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안 사장이 박근혜 대통령 대선 캠프에 있을 당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거칠게 비방했다는 이유로 새정치연합 측이 안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기재위의 의사일정 진행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권에서도 일찌감치 안 사장 사퇴가 불가피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안 사장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정상적인 상임위 진행이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월 국회 기획재정위는 상임위 차원에서 공기업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이례적인 합의를 하기도 했다. 지난 4월 21일에는 여야 합의로 KIC의 LA 다저스 지분 인수 과정 등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는 결의안까지 의결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전방위 공세에도 안 사장은 사퇴를 거부하며 요지 부동이다. 지난해 말까지 안 사장의 자진사퇴를 유도하겠다고 공언했던 최경환 부총리도 안 사장이 KIC법 상 임원 신분보장 조항을 거론하며 버티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 부총리뿐 아니라 금융위 고위간부까지 안 사장을 설득했지만, 본인 스스로 물러날수는 없다며 설득에 실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안 사장은 오히려 지난 2월 직원들을 소집해 “동요하지 마라, 아무 변화 없다”며 내부 단속을 하는 등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안 사장 거취를 놓고 국회 핵심법안 처리까지 막히는 상황이 되자 유승민 원내대표도 나섰다.

유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인 지난달 20일 "KIC 안홍철 사장 문제를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정부와 청와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원내대표인 제가 책임지고 앞으로 처리를 할테니, 기재위 정상화를 위해 야당도 적극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의 호언장담이 나온지 한달이 지났지만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결국 국회 기재위는 감사원 감사 결과 이후에도 안 사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KIC의 업무를 한국은행이 흡수하는 KIC 폐지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은 “안 사장에 대해 할수 있는 것은 다했다. 심각한 정치 편향성이 드러난 안 사장 사퇴를 위해 KIC 폐지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루에 출장비 188만원 쓴 안홍철 사장

이런 가운데 안 사장이 지난 1년여간 출장비로 2억원을 넘게 쓴 것이 확인됐다.

20일 KIC가 정의당 박원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안 사장은 지난해 1월부터 올 3월까지 14개월 동안 24차례에 걸쳐 115일간 해외 출장을 다녔다. 나흘에 하루꼴로 해외에 체류한 셈이다.

이 기간 안 사장의 출장비로 KIC는 총 2억1681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1일 평균 출장비는 188만원에 달했다. 이중 항공료가 1억4193만원(65%)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눈에 띄는 것은 숙박비용(총숙박일 72일)으로 총 4159만원, 하루 약 58만원씩 사용된 점이다.

이는 공무원 여비규정상 장관 등 국무위원급에게 허용되는 1일 숙박비 상한인 471달러(약 51만3000원)보다도 약 6만7000원 많다.

KIC는 지난해 11월 안 사장이 싱가포르 포시즌 호텔의 디럭스룸에서 사흘밤을 머문 비용으로 225만원을 냈다. 1박에 75만원씩이다.

또 안 사장은 올해 1월에만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하얏트 호텔, 뉴욕 그랜드하얏트 호텔, 런던 사보이호텔에서 3박씩 머물면서 각각 190만원, 140만원, 200만원을 썼다.

고급 렌터카를 이용하는데에도 상당한 비용이 들었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아우디 차량에 332만원, 지난해 7월 중순 미국 워싱턴DC에서 캐딜락 차량에 97만원이 지출됐다.

이에 대해 KIC측은 "해외 투자 업무를 담당하는 회사 업무 특성상 사장의 해외 출장이 잦다"면서 "과다한 비용 지출은 아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