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고독사…대안은?_광산 기술자의 수입은 얼마입니까_krvip

늘어나는 고독사…대안은?_포커 플레이어 무기 여자들_krvip

<기자 멘트>

고독사라고 하면 법적으로 정해진 정확한 정의가 있는 건 아닌데요.

보통 주위와 단절된 채 혼자서 살다가 혼자 죽음을 맞이하고, 죽은 뒤 얼마간 시간이 지나 시신이 발견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초고령사회 일본에선 해마다 3만 명 가량이 고독사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혼자 사는 노인이 급속히 늘고 있는 만큼 이제 고독사는 피할 수 없는 사회 현상이라는 의견이 나올 정도입니다.

우리나라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독거 노인 가구 140만 시대에 노인 고독사가 늘고 있지만, 사회적 관심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김용덕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차가운 바람이 불던 지난해 겨울.

이두환 순경은 63살 이 모 씨의 집을 찾았습니다.

주취자로 만나 종종 방문하던 이 씨를 한동안 못봤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두환(경기 안산상록경찰서) : "인기척이 없어 문을 열어보니까 문이 바로 열리고 문 앞 입구에 쓰러져 계셨습니다."

이 씨의 몸은 차갑게 식어있었습니다.

<인터뷰> 이두환(경기 안산상록경찰서) : "신고가 많아서 못 찾아 뵈었는데. 그 다음 날 이런 일이 있어서 하루 정도 빨리 찾아뵈었으면…."

자녀가 있었지만 홀로 살던 이 씨를 이웃 주민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아저씨 키 큰 사람이 여기서 죽어서 갔다고요? 몰랐네. 그 남자 한번 봤는데"

경기도 시흥의 한 반지하 방,

<인터뷰> 한명길(경기 시흥경찰서 신천파출소) : "강제로 문을 개방해서 들어갔는데 할아버지가 누워있는 상태로"

71살 임 모 씨는 엉망진창인 집 안에 홀로 쓰러져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영호(경기 시흥소방서 연성119안전센터) : "돌아가신 줄 알았습니다. 확인을 다시 한번 했는데 환자분께서 손을 움직이시는 게 목격이 돼서."

임 씨는 탈진해 쓰러진 채 보름 가까이 집안에 방치됐었습니다.

기적적으로 구조된 건 주민 신고가 결정적이었습니다.

<녹취> 경찰 신고 주민(음성변조) : "내려가 봤더니 대답이 없어요. 분명히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경찰에 신고했죠."

홀로 생을 마감하는 노인 고독사.

정확한 통계조차 없습니다.

아무런 연고 없이 숨진 사람이 5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었지만, 혈연이 있는 경우는 제외돼 고독사는 실제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될 뿐입니다.

역 앞 광장에 모인 노인들 따뜻한 밥과 국을 받아들고 수저를 뜨고 있습니다.

나중에 먹으려고 봉투에 음식을 싸기도 합니다.

<녹취> 김00(82살) : "못다 먹고 남기느니 이렇게 싸가야지. 노인네들 생각해서 이렇게 해주니까 고맙게 생각하죠."

이 곳을 찾은 노인 대부분은 지독한 외로움을 호소합니다.

<녹취> 독거노인 : "(자녀들) 있어도 자녀들도 살기도 어렵고 오지도 가지도 않아요. 안 돌아다니면 외로워서 못살아요. 병나 죽어요"

고독사 예방을 위해 경찰이나 일부 지자체가 문안 순찰을 강화하고 있지만 지원책은 여전히 미약합니다.

혼자 사는 65살 이상 고령자는 지난 10년 새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노인 5명 가운데 1명꼴입니다.

<인터뷰> 정순둘(이화여대 사회복지대학원장) : "결혼한 자녀들과 함께 살고 싶지 않다는 가구 희망 형태를 보여주시거든요. 앞으로 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임이 틀림없겠죠."

독거노인 수는 10년 뒤 2배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노인 고독사는 또다른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기자 멘트>

서울복지재단이 서울에 사는 만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전체 응답자의 20%가 고독사 위험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고독사에 대비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5.8%에 그쳤는데요.

대비하는 방법으로는 가까운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거나, 가까이 사는 사람들에게 봐줄 것을 부탁한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고독사는 비단 노인들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한 유품 정리 업체가 3년간 나갔던 현장 사례를 통계로 작성해 봤더니, 50대의 고독사가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이 40대였고요, 이어서 60대, 70대 순이었습니다.

2,30대 청년들이 고독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1인 가구가 늘고 주위와의 소통은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된 겁니다.

지난 연말 '막걸리 할아버지' 사연이 우리에게 훈훈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매일 막걸리를 사가던 할아버지가 한동안 보이지 않자, 슈퍼마켓 주인이 바로 주민센터에 알렸고, 건강이 악화돼 누워 있던 할아버지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고독사를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주위의 '관심'이 가장 중요합니다.

전라남도에선 자원봉사자로 고독사 지킴이단을 만들어, 고독사 위험이 있는 노인을 돌보고 있고요.

서울 서초구는 친구 모임방을 만들어, 사회 활동이 거의 없는 독거 노인들을 친구로 맺어주고 있습니다.

시니아희망공동체는 다양한 세대로 구성된 소셜패밀리를 운영하는데요.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 서로 연결의 끈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독사 예방을 위해 IT 기술도 접목되고 있는데요.

노인의 신체나 실내에 감시센서를 부착해, 건강 정보나 주거 생활을 확인하고, 이상이 생기면 소방서나 보호자에게 알리는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