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말기 류샤오보, 출국희망…中, 유럽 국가와 협의시작_소셜미디어를 이용해 돈을 벌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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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 부부가 해외 이주를 희망해 중국 당국이 유럽의 한 국가와 이들 부부의 출국 관련 협의를 시작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8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중국 당국이 복역중인 류샤오보가 교도소 밖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도 이런 사정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류샤오보는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하며 국외 이주를 거부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아내 류샤(劉霞·55)의 건강이 나빠지고 부모가 잇따라 사망하자 해외이주를 강력히 희망하게 됐다.

이전부터 유럽의 한 국가로부터 부부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답변을 받은 부인 류샤가 5월 말 교도소에서 남편을 면회하면서 류샤오보로부터 출국 동의를 받았다고 한다.

류샤로부터 이런 소식을 전해들은 유럽의 해당국가는 이달 초 중국 정부와 협의를 시작했다. 중국 당국도 류샤오보 부부 출국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 단계에서는 중국 당국이 류샤오보의 건강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 지에 대해 류샤 등에게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노벨상 수상자가 옥중에서 사망하면 중국 정부로서도 모양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 출국을 허용키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26일 류샤오보의 건강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밝혀지자, 또 다른 국가의 외교관도 류샤오보 부부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보수논객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의 필명으로 류샤오보가 해외로 출국해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칼럼을 게재했다.

신문은 "중국에는 가석방된 피의자의 해외 출국과 치료를 막는 법규정이 없다"며 "과거에도 대표적인 위구르족 인권운동가인 러비야 카디르에 대해 출국을 허용했던 선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러비야 카디르가 출국 승인 조건을 어기고 해외에서 반중국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류샤오보도 해외에서 비슷한 활동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서방 여론이 중국을 공격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평론은 "그래도 류샤오보가 일단 중국을 떠나면 그에 대한 서방 반중국 여론의 관심이 점차 약해질 것"이라며 "웨이징성(魏京生), 왕단(王丹), 천광성(陳光誠) 등 반체제 인사들이 출국할 때는 시끄러웠으나 결국에는 비주류가 되는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류샤오보가 간암 말기에 이를 때까지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중국 정부에 대해서는 국내외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9일부터 반환 20주년을 맞는 홍콩을 찾고 7월 초 독일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홍콩에서는 27일 민주파 입법회의(의회) 의원 약 40명이 중국 정부 파견기관 앞에서 류샤오보의 "신속한 무조건 석방"을 요구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런 항의시위가 시 주석의 홍콩 방문 중에도 확산할 것으로 보이며 G20에서도 각국 정상이 문제 제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이 26일 류샤오보의 "인도적 미국 이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도 같은 날 "중국 정부의 석방 이유가 심각한 건강상태 때문이었다는 게 대단히 유감"이라고 논평했다.

중국내에서도 저명한 인권운동가인 후자(胡佳. 43)가 류샤오보의 무조건 석방 등을 요구하는 인터넷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류샤오보는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08 헌장' 서명 운동을 주도하다가 이듬해 '국가 전복' 혐의로 11년 형을 선고받고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 교도소에 수감돼 복역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