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입찰담합 무더기 조사…‘과징금 폭탄’ 터지나_리오 그란데 카지노의 벽돌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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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입찰 담합 조사 철퇴에 또다시 휘청거리고 있다. 이미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 사업과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 입찰을 담합으로 규정하고 각각 1천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한데 이어 이명박 정부가 발주한 상당수 대형 공공공사에 대한 추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규모 과징금 폭탄이 예고돼 있어서다. 건설업계는 담합에 대한 징계가 과징금으로 끝나지 않고 공공공사 입찰 제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건설산업 전체가 요동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공정위, MB정부 건설공사 무더기 담합 조사 착수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지난 정권 말부터 올해 초까지 입찰담함으로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한 공사는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 등 2개 현장이다. 4대강은 보(洑) 건설을 위한 1차 턴키공사 담합 혐의로 컨소시엄을 주도한 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SK건설·대우건설·삼성물산 등 8개 건설사에 대해 총 1천115억원의 과징금이, 인천 도시철도 2호선 공사는 입찰에 참여한 21개 건설사에 1천322억원의 과징금이 각각 부과됐다. 두 사업에 주요 입찰사로 참여한 업체 가운데 4개의 대형 건설사는 과징금 규모가 전체 300억∼360억원에 이른다. 공정위는 현재 하천환경 정비와 준설을 위주로 한 4대강 2차 턴키공사와 총인시설 설치 공사에 대한 담합여부도 조사중이어서 담합 행위가 적발되면 또다시 과징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공정위의 칼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MB정부 시절인 2008~2010년에 발주한 다른 대형 턴키공사(설계부터 시공까지 건설사가 책임)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입찰 담합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4대강 2차 턴키사업 외에 부산도시철도, 대구도시철도, 호남고속철도, 원주~강릉 고속철도, 경인아라뱃길 사업 등 굵직한 국가사업이 줄줄이 공정위의 심판을 받을 예정이다. 건설업계는 현재 공정위가 내사중이거나 조사에 들어간 공사 현장이 적게는 7~8개, 많게는 10개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는 이들 현장에 대한 조사가 끝날 경우 대규모 '과징금 폭탄'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의 관계자는 "대형 공공공사의 주간사로 참여하는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의 대형 건설사의 경우 현재 평균 5~6건의 공사가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그동안 대형 턴키공사 입찰에서 참여 업체들끼리 입찰 공구를 나누는 등의 행위는 관행적으로 이뤄져 추가로 담합이 적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정위의 담합 기준이 과거에 비해 지나치게 까다로워졌다"며 "조사 규모를 보면 과징금 규모가 족히 1조원은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 과징금은 기본, 부정당업체 제재·손해배상까지 중복처벌 건설업계는 담합에 대한 제재가 과징금 부과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입찰담합 사실이 적발돼 발주처로부터 부정당업체로 지정되면 담합 정도에 따라 일정기간 정부가 발주하는 모든 공공공사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가뜩이나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데 공사 수주의 길까지 막히면 건설사들의 경영난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앞서 4대강 사업의 담합으로 적발된 8개 건설사는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과 함께 부정당업체 지정을 금지해달라는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가처분 인용으로 일단 부정당업체 지정은 보류됐지만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부정당업체로 지정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 공정위 과징금과 별개로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제기하는 민사소송도 업체에는 부담이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공사의 경우 이미 2007년 담합행위로 과징금이 부과됐으나 이와 별도로 서울시가 12개 대형 건설사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지난 10일 건설사가 서울시에 270억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건설업계는 공공공사 수주 하나로 이중, 삼중의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자체가 징벌적 성격의 부당이득환수가 목적인데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무엇보다 부정당업체로 지정돼 6개월~1년씩 공공공사 수주가 막히면 큰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 대형 건설사 "턴키 수주 축소", 협회 공정위에 제재완화 요청키로 이 때문에 주로 대형 턴키 공사를 수주해왔던 건설업계에 공공공사 기피증이 확산하고 있다. 공사 수주 이후 후폭풍이 두렵다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의 고위 관계자는 "4대강 사업만으로도 4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가 났는데 거기에다 2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내고 검찰 조사와 부정당업체 제재 우려까지 안고 있다"며 "범정부적으로 추진하던 국책사업을 열심히 추진한 대가치고는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공공공사, 특히 턴키로 발주하는 대형 공사는 신중히 따져보고 수주를 최소화할 방침"이라며 "국내 공공공사보다는 해외사업의 비중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대형 건설도 아예 입찰 예정가가 낮은 공사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턴키공사는 공사에 대한 모든 책임이 건설사에 있어 업계 귀책사유가 아닌 설계변경이나 공기 지연에 따른 공사비도 제대로 받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회사 수주담당 임원은 "입찰담합의 원인중 하나는 공사 수행이 어려울 정도로 정부가 책정한 입찰 예정가가 낮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공사비 검증을 철저히 하고, 예가가 낮아 원가율이 떨어지는 곳은 아예 입찰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건설단체는 입찰 담합에 대한 공정위의 철퇴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담합 근절을 위한 자정노력을 벌이기로 했다. 대한건설협회는 지난해 말 공정경쟁 및 자정환경 조성을 위해 건설업계와 연구원 등 전문가가 참여하는 실무 태스크포스(TF)를 본격 가동하고 입찰담합 등 불공정 행위 유발 요인을 개선한다. 이와 함께 금주중 공정위를 방문해 지난 정부에서 과거 관행에 따라 입찰한 공사에 대해서는 조사를 최소화하고 과징금 등 제재의 강도를 낮춰줄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공정위의 과징금은 과거에 비해 과도한 수준이고 대형 건설사의 경우 여러 공사에 중복으로 걸려 과징금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공정위에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설 전문가들은 정부의 담합에 대한 판단 기준과 부정당업체 제재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최민수 박사는 "가격 등 담합의 판단 기준은 발주자의 피해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며 "발주자의 피해가 없거나 적을 때는 과징금 등 제재 수위를 낮춰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최 박사는 또 "현행 부정당업체로 지정되면 해당 발주기관 공사는 물론 모든 공공공사에 입찰이 제한돼 연좌제나 다름없는 상황"이라며 "빈사 상태의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발주기관별로 입찰을 제한하고 가급적 중복 처벌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