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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에서 상담 업무를 하는 노동자 백여 명이 도보 행진에 나섰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출발한 이들은 4박 5일 동안 약 93km를 도보로 이동해 오늘(22일) 강원도 원주에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공단의 지사가 있는 수원, 용인, 이천, 여주를 거쳐 공단 본부가 있는 원주까지 걸어가는 것입니다.

이들이 영하의 날씨에 하루에 약 20km에 이르는 거리를 걸어서 행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정규직 전환"...2년 전 약속 지키라는 노동자들

건강보험공단은 약 2년 전인 2021년 10월, 민간위탁업체 소속인 고객센터 상담노동자들을 건보공단의 '소속기관'을 새로 설립해 고용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공단 측과 노동자 측,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한 '민간위탁 사무논의협의회'에서는 고객센터의 업무 수행 방식을 '소속기관'으로 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이후 세부적인 내용은 별도로 노·사·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는데, 여기서부터 공단과 노동자 측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사무논의협의회에서 소속기관에서 고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정규직 전환을 의미하는데 공단 측에서 약속한 정규직 전환을 2년이 지나도록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 공단 측이 최근 공개경쟁 채용안을 발표하면서 2019년 이후 입사한 고객센터 노동자 7백여 명은 신규 응시자처럼 채용 시험을 치러야 해 이는 사실상 구조조정이라고 반발합니다.

전원 고용승계가 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채용 시험을 치르면 탈락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무논의협의회에서 고객센터 상담사의 고용 안정과 처우,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을 공단에 권고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이에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지난달 1일부터 파업에 들어갔고 행진까지 나서게 됐습니다.

행진에 참여한 상담노동자 고이슬 씨는 "공단이 직접 운영하는 소속기관의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2년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고 씨는 "저를 포함한 19년도 2월 이후 입사자들은 신규 지원자들처럼 4단계 공개경쟁채용에서 합격해야 일할 수 있다고 한다, 입사해서 문제 없이 일했는데 왜 다시 나의 자격을 동료와 신규 지원자와 경쟁해야 하는 것이냐"고 덧붙였습니다.


■ 공단 측 "상담사 전원 소속기관 전환은 무리한 요구"

노동자들의 소속기관 고용 요구에 대해 건강보험공단은 난색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공단 측은 2021년 고객센터 업무 수행 방식을 민간위탁에서 소속기관으로 전환 결정한 이후, 정부의 가이드라인(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협의회를 구성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공단 측은 그러나 "노동자들이 정부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기준과 원칙을 무시하고 상담사 전원의 전환 요구, 무시험 채용, 인센티브 폐지, 임금 인상 등 무리한 요구와 일방적 주장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단 관계자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2019년 2월 이후 입사자는 엄격한 공정 채용 절차를 거쳐서 전환하도록 돼 있다"며 "하지만 노동자 측은 시험 없이 전부 공단 직원으로 고용하라는 거라서 이 부분이 굉장히 엇갈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상담 노동자들의 고용 문제를 두고 노동자들과 공단 측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파업이 길어지면서 업무 차질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공단 관계자는 현재 구성된 노·사·전 협의회는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해 중재할 수 있다며 "협의회를 통해 이견을 좁혀나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공개 채용 시험에서 기존 입사자들에 대한 가점 부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