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경심, 투자협의 후 강남건물 꿈꿔”…재판부 “그 얘기 그만”_동물 게임 이기는 방법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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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 검찰이 정 교수의 '강남 건물주' 관련 문자를 제시하며 설명을 반복하자 재판부가 "그만하라"며 제지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오늘(4일) 정경심 교수에 대한 16번째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오전 공판에선 정 교수의 '사모펀드 의혹'에 관한 검찰 측 서증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앞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지난 1월과 2월 전임 재판부(재판장 송인권)가 심리한 공판에서 이미 사모펀드 관련 서증조사를 진행했지만, 재판부가 변경되면서 서증조사 절차를 갱신했습니다.

검찰은 서증조사 과정에서 정 교수가 2017년 7월 7일, 조국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에게 투자 관련 설명을 들은 뒤, 남동생 정 씨에게 "내 목표는 강남에 건물 사는 거", "너랑 나랑 합하든 따로든"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정 교수가 조 씨에게 구체적인 투자 설명을 듣고 나서 스스로 강남 건물을 살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라며, 사모펀드 관련 범행의 동기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조 씨가 보내준 투자 구조도를 토대로 정 교수가 직접 정리하고 요약한 메모를 공개했습니다.

특히 '7월 7일'이라는 날짜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날은 같은 해 5월 조국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된 후 처분해야 하는 주식 자금을 어떻게 운용할지 고민하던 중 조범동 씨와 함께 펀드 출자를 통한 음극재 사업에 대해 협의한 날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한국에서 강남 건물이라 하면 상징적인 존재이고, 모두 통상적인 꿈을 갖고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근데 그걸 실질적으로 실행 가능할 거라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만 로또를 3~4번 맞는다든지 그와 같은 수익이 생길 수 있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설명이 길어지자, 재판부가 이를 제지했습니다. 임정엽 재판장은 "검사님, 강남 빌딩 얘기는 그만하시고요"라며 "다음으로 넘어가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지자 "웃지 말라"며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너무 길어진다"고 재차 지적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 31일 정 교수의 두 번째 공판 서증조사 과정에서 처음 해당 문자메시지를 공개했습니다. 정 교수 변호인은 이틀 뒤 기자단에 문자를 보내, 검찰이 '강남 건물주' 관련 문자 메시지를 언급한 사실을 비판했습니다.

변호인은 당시 "강남에 건물을 마련하겠다는 정 교수의 희망은 도덕적으로도 법적으로도 비난받을 수 없고, 이러한 의사가 표시된 문자가 사모펀드 관련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유죄의 증거가 될 수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논두렁 시계' 사태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며 "법정에서 사실과 법리에 기초해 정 교수의 무죄를 다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논두렁 시계' 사태란 2009년 5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1억 원 상당의 시계를 선물로 받았으나 논두렁에 내다 버렸다'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관련해 수많은 언론 기사가 쏟아진 일로, 이후 '수사 대상자 망신주기'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표현이 됐습니다.

이어진 재판에서도 "동생과 돈 벌어서 10년 이내에 돈을 벌어서 강남에 사보자는 것"이라며 "보통 사람의 꿈이다. 이삿짐 풀면서 00평, 00평 꿈꾸는 거랑 똑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이 '강남 건물주'를 15번 이상 반복하는 것을 보면 이 사건으로 이루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극명하게 드러남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