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내내 꽉 막혔던 금융권 채용에 변화의 기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먼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하반기에 대규모 채용을 준비 중입니다.
4대 은행의 올해 채용규모는 최소 2천250명으로 지난해 천825명보다 400명 이상 많을 전망입니다. 국민은행은 올해 채용규모를 지난해(500명)보다 늘리기로 했고, 신한은행은 750명에 달하는 상·하반기 공채를 진행합니다. 우리은행은 올해 750명을 공채하겠다고 앞서 밝혔고, 하나은행 역시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시중은행들이 하반기에 이처럼 대규모 공채를 진행하는 것은 먼저 채용비리 문제로 상반기 공채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서류전형 과정에서 학교나 연령, 성비 등에 차등을 둔 것이 사회 문제화됐고 외부 추천을 받거나 임직원 자녀를 특혜 채용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 수사까지 받으면서 사실상 채용이 동결돼 버렸습니다.
금융당국이 채용비리 검사를 추가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은행권의 채용 모범규준이 윤곽을 잡아가는 것도 채용이 시작되는 배경입니다.
은행연합회는 이른바 '은행고시'라 불린 필기시험을 부활하고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에 외부 위원 참여를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모범규준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전달했습니다. 모범규준은 일종의 권고사항이지만 채용비리로 비판을 받은 시중은행들이 모범규준을 충실히 따라서 다시는 채용비리가 없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