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지구에 세워질 월드컵 축구 주경기장의 건립계획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최근의 경제난 등을 이유로 건설비용을 내야 할 관계당국들이 돈내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창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정창훈 기자 :
월드컵 공동개최가 확정된지 무려 1년 넉달만에 어렵게 결정된 월드컵 주경기장 터 그러나 최근 불어닥친 IMF 경제난 때문에 경기장 건립비 조달이 여의치 않아서 설계조차 못하고 건립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빠졌습니다. 경기장 총공사비 2천억원 가운데 15%인 3백억원을 내야 할 축구협회 소속 프로구단주인 재벌총수들이 난색을 표명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축구협회 관계자 (전화) :
축구협회가 주경기장 짓는데 돈을 내는 것은 무리가 있어요.
⊙정창훈 기자 :
서울시측은 건립재원이 계획대로 마련되지 못하면 주경기장을 건립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도명정 (서울시 기획관리실장) :
현재 경제 사정이나 여러가지 여건으로 봐서 30% 이상은 지원할 수가 없다!
⊙정창훈 기자 :
주무부서인 문화체육부는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면서 원칙만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부 관계자 (전화) :
우리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월드컵 주경기장이 상암동에 지어져야 한다는 거요?"
그렇죠.
⊙정창훈 기자 :
주경기장 건립비 조달을 총괄하는 총리실도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총리실 관계자 (전화) :
저희도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국민들이 판단해서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줘야 합니다.
⊙정창훈 기자 :
지금 짓기 시작해도 졸속공사의 우려가 있는 월드컵 경기장 차라리 잠실 주경기장이나 뚝섬 돔구장을 사용하는 것이 현재의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선 현실적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창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