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념일 행사 빠진 단체장, 어떤 행사에?_포커 데크가 몇 개야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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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일)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식에 불참한 홍남표 창원시장이 같은 날 오후 창원의 한 봉사단체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모습.
박정희 정권, 유신독재 체제에 온몸으로 항거해 1979년 10월 부산과 마산에서 일어난 부마민주항쟁은 3년 전인 2019년에야 40년 만에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해마다 정부 주도로 공식 행사가 치러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국가기념식에 경남 대표인 박완수 경남지사와 옛 마산의 대표인 홍남표 창원시장이 참석하지 않아 뒷말을 낳고 있는데요.

이들이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1979년 유신독재 체제에 맞서 새로운 시대를 열망했던 부마민주항쟁 당시 사진.
43년 전인 1979년, 유신독재 체제에 맞서 새로운 시대를 열망했던 부마민주항쟁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1987년 6월 항쟁 등과 함께 대한민국 4대 민주항쟁의 하나로, 3년 전인 2019년 국가기념일로 공식 지정됐습니다. 2019년 제40회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는 국가기념일 지정을 기념해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관계 부처 장관, 지역 단체장들까지 참석했습니다. 이후 코로나19로 최근 2년 동안은 국무총리 주관 행사로 진행됐습니다.

지난 16일(일)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제43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올해도 어제(16일) 오전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제43회 부마민주항쟁 국가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형준 부산시장, 부마민주항쟁 기념재단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올해 기념식은 행정안전부와 국무총리 소속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위원회가 주최하고 부마민주항쟁 기념재단이 주관했습니다. '시월의 이름들'이라는 주제를 통해 부마민주항쟁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공헌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국무총리 소속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위원회 당연직 위원인 박완수 경남지사와 홍남표 창원시장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경남지사와 창원시장이 불참한 것은 부마민주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뒤 처음입니다.

기념식이 열린 순간 박완수 경남지사와 홍남표 창원시장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지난 14일(금) 경상남도 국정감사에 나선 박완수 경남지사.
경상남도는 국정감사 준비로 박완수 도지사에게 기념식 참석 여부를 보고하지 않았다며, 대신 복지보건국장이 참석했다고 답했습니다. 경상남도는 2019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이후에는 경남지사 권한대행이 빠지지 않고 참석했는데, 국장급 대리 참석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16일(일) 홍남표 창원시장이 SNS에 올린 오전 일정 사진.
홍남표 창원시장은 개인 SNS를 통해, 미국에서 온 관광 전문가와 함께 창원 구산면 해양 드라마 세트장을 둘러봤다고 소개했습니다. 홍 시장은 "서울 근교라면 난리 날 곳들이라며, 풍부한 관광자원 콘텐츠를 연결하고, 이야깃거리를 입히는 것이 관건"이라고 방문 소감을 남겼습니다.

지난 16일(일) 홍남표 창원시장이 참석한 창원의 한 봉사단체 창립 1주년 기념행사.
홍 시장은 이어 경남의 한 봉사단체 창단 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단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봉사단체는 홍 시장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후보자 신분으로 방문해 지지를 호소한 곳이기도 합니다. 봉사단체 기념행사에 이은 단합 대회에서, 홍 시장은 참가자들과 익살스런 분장까지 하고 축하 무대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지역 관광 자원을 둘러보고 봉사단원들을 격려했다고 하지만, 국가 기념식에 빠질 정도로 과연 시급한 일정이었느냐는 얘기들이 나옵니다. 행사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당장 뒷말이 나왔습니다. '3·15 의거'와 '부마민주항쟁'은 옛 마산을 민주화 성지로 만든 역사적 사건으로, 단체장들이 역사에 대한 인식이 부재한 것은 아닌지 논란이 된 것입니다. 경남지사와 창원시장이 국가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한 이유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창원시장의 국가 기념식 불참에 대해 창원시가 밝힌 공식 해명.
논란이 제기되자, 경상남도와 창원시는 이번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이 부산시 주관 행사였기에 국장급이 대신 참석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른 시급한 현안이 있어, 비공개 일정을 소화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경남도지사와 창원시장은 행사 주최 측인 국무총리 소속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위원회 당연직 위원들입니다. 격년마다 행사를 부산과 창원에서 주관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기에는 행사 주최 측 당연직 인사라는 점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이번 국가기념식 불참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옛 마산시를 잇는 창원시는 스스로 '민주화의 성지'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곳입니다.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3·15 의거가 시작된 곳이자 부마민주항쟁의 한 축으로, 김주열 열사의 시신 인양지 근처인 마산항 서항지구에는 현재 국비 등 300억 원을 투입해 민주주의 전당 건립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옛 도심과 연계한 '마산 민주화의 길' 조성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단체장들의 국가 기념식 불참은 자유와 민주, 인권의 가치를 지키고자 했던 당시 시민들의 뜨거운 열망을 민선 8기 단체장들이 홀대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