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들, “우리도 인간입니다”_돈을 벌기 위한 자물쇠 부적_krvip

감정노동자들, “우리도 인간입니다”_전자제품으로 돈 버는 방법_krvip

<앵커 멘트>

우리 사회 배려 문화 확산을 위한 연속 기획, 세 번째 순서입니다.

항상 웃어야 하고, 잘못한 게 없어도 먼저 '죄송하다'고 말해야 하고..

이른바 '감정노동자'들의 일상인데요.

이들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의 배려 수준을 살펴봤습니다.

최준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가전업체의 서비스 센터입니다.

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남성이 휴대 전화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더니, 막말에 욕설까지 내뱉습니다.

<녹취> "고쳐, 돈 줄게, 이 XXX아. 야, 고쳐, 고치라고."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김 모 씨도 수시로 악성 손님에 시달립니다.

폭언과 희롱은 기본이고, 무릎 꿇고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손님까지 있습니다.

<인터뷰> 김00(마트 계산직 직원) : "저 사람들 보기에는 우리가 사람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어떻게 사람한테 사람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올해로 16년째인 백화점의 숙련된 상담 직원도 손님 응대는 여전히 힘들고 두렵습니다.

<인터뷰> 조은주(00백화점 고객상담실장) : "내가 왜, 뭐가 모자라서, 저런 사람들한테 왜 저런 소리를 듣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루 수십 통씩 악성 전화에 시달리던 서울시 콜센터는 결국, 올 2월부터 성희롱 시 바로 경찰에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고, 그 뒤 악성 전화가 크게 줄었습니다.

<녹취> "뭐 하고 싶니, 이 XXX아." "폭언을 계속하실 경우 법적 조치로 인한 불이익을 받습니다."

국내 감정 노동자는 약 7백만 명, 이들 중 30% 정도가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 "(감정 노동을 한 지) 한 2, 3년 지나면 건강상의 문제가 옵니다. 대표적으로 대인기피증, 공황장애, 탈모, 우울증, 심각하면 자살까지 고려할 수 있거든요."

상대가 누구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으면, 감정노동자들의 고통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