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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두기 완화 사흘 차를 맞았다. 경제와 방역 사이 고민의 결과, 일단 좀 방역의 강도를 풀기로 했다. 생활고를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니까 방역과 경제는 반비례 관계가 있다.

하지만 경제를 우선한 결정이 경기 개선으로 이어진단 보장은 없다. 반대로, 방역을 생각한다고 방역 상황이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둘 사이 관계가 단순 일차 방정식은 아니란 이야기다. 미국을 보면 그렇다.


텍사스, 경제를 생각한다고 경제가 되는 건 아니다

경제 중시의 한 극단에 텍사스가 있다.

미 텍사스주는 지난해 코로나 19로 인한 봉쇄(Lock down) 당시, 가장 먼저 봉쇄조치를 해제(Reopen)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가이드 라인보다 더 빨리 풀었다.

공식 해제는(Reopen) 5월 1일이었지만, 그보다 보름 앞서 주 차원에서 '20일 주립공원 개장, 22일 병원 제한 완화'한다고 밝혔었다.

마스크 의무화 역시 가장 소극적으로, 늦게 도입한 주 가운데 하나다. 주 내 도시나 카운티가 더 강력한 거리 두기 조처를 하려고 하면 텍사스 주지사 그랙 애보트는 그러지 못하게 하려고 싸우는 상황이었다.

언뜻 이해가 안 가지만, 텍사스 주 지사, '경제 자유'를 중시하며 방역에 딴지걸기로 유명한 사람이다.

하지만 진짜 악명은 다른 사람 차지다. 텍사스 부지사 댄 패트릭. 지난해 3월, 폭스뉴스 인터뷰로 불멸의 이름을 얻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기사( Life, Liberty : California v Texas v Covid19, 2월 6일)에서 그의 말은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꺼이 죽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정리했다.


댄 패트릭/ 텍사스 부지사 (지난해 3월 폭스 뉴스 인터뷰)

"현실을 봐야 합니다. 텍사스에서 495명이 죽었긴 합니다. 생명은 소중하죠. 하지만 500명 때문에 2,900만 명(텍사스 인구)이 봉쇄됐습니다. 경제가 박살 나고, 소기업이 박살 나고 있어요. 이 나라를 우리 스스로 박살 내고 있다고요.

삶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There are more important things than living.)"

"미국을 위해서, 사랑하는 아이들과 손자 손녀들을 위해서라면 당신의 생존을 희생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그럴 겁니다. 나는 나처럼 (봉쇄보다 경제를 택할) 수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있다고 믿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면요.

나는 국가 전체가 희생되는 게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경제가 붕괴할 겁니다. 소기업들이 무너질 겁니다. 우리는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제 이야기는 이겁니다. 일하러 나갑시다. 일상으로 돌아갑시다. 더 똑똑해집시다."

결과는 한국인인 우리가 보기엔 참혹하다.

당시 495명이던 사망자는 4만 1,440명이 됐다. 10만 명당 사망자는 142명 수준. 세계 평균은 34명이고 우리나라는 3명(1,527명)이다. (이하 사망자 통계는 구글 통계 기준)

경제도 실패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텍사스의 실업률이 미국 평균보다 높다고 밝혔다. (12월 기준으로 텍사스 7.3%, 전국평균 6%대)

가장 느슨한 방역, 그러니까 경제 최우선 정책을 펴고도 경제가 좋아졌다 보긴 어렵다.


② 캘리포니아, 방역을 생각한다고 방역이 되는 것도 아니다.

반대 극단엔 캘리포니아가 있다.

지난해 가장 늦게 봉쇄를 마쳤고, 마스크 의무화는 빨랐다. 겨울 확산 때는 다시 한 번 봉쇄조치를 했다. 식당의 야외(Outdoor) 영업도 금지했었다.

텍사스가 '자유'와 '경제'를 중시했다면, 캘리포니아는 '개입'을 중시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은 지금 정치 생명 최대 위기에 처해있다. 주민소환 투표로 갈지도 모르는 위기다. 지난해 '프렌치 런더리'라는 고급 레스토랑에 갔다가 구설에 오른 게 화근이 됐다.

미국에서 가장 강한 수준의 모임 금지, 식당 내 취식 금지 조처를 하고는 본인이 고급 레스토랑 모임을 했다. 거짓말했다는 의혹도 샀다.

이른바 '내로 남불'로 비쳤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논란이 되자 '야외모임'이었다고 말했다. 실내 모임임을 보여주는 이 사진은 <Fox11 Los Angeles>가 '개빈 주지사가 자신이 만든 캘리포니아주 코로나 방역지침을 스스로 어긴 저녁 만찬 사진'이라며 보도했다. 이후 주지사는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인다.
그리고 경제는 다른 주보다 더 어렵다. 실업률은 9% 수준(연말 기준)이었다.



더 큰 문제는 방역 성적도 좋지 않단 점이다. 감염자는 4만 7천 명. 그래프를 보면 처음에는 좀 나은듯했지만, 어느 순간 사망자가 치솟는다. 최근에는 텍사스보다 수가 많다.

그간의 누적된 사망자 수를 인구(3,950만 명)를 고려한 10만 명당 사망자 수로 환산해보면 119명 수준. 텍사스(142명)보다 낫지만, 또 다른 주들보다는 낫지만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방역 실패의 다른 원인(이를테면 남부 캘리포니아 변이 바이러스의 강력함이나 인구밀도 같은 요인들, 다른 느슨한 주에서 넘어오는 사람들)도 언급하지만, '과한 봉쇄'의 부작용도 꼽는다.

캘리포니아주가 '주민 수용성의 한계'를 넘어선 통제를 취해 위기를 자초했다는 시각이다.

너무 빨리 해제해도 문제지만, 너무 길면 사람들이 지치고 오히려 방역 조치를 지키지 않게 된단 의미다.

실제로 야외 활동을 전면 금지하자 캘리포니아 사람들은 집에서 파티를 벌였다. (주지사 자신도 지키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았다.) 장기간 실업상태에 놓인 소수인종 노동자들은 방역조치를 어기고 일터로 나갔다.

신뢰 상실로 당국의 정책에 따르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강한 방역조치는 부자 우대정책이 될 수도 있다.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 종사자는 별문제가 없지만, 일용직, 서비스직 노동자는 피해를 보는 구조다. 세계 어디나 다르지 않다. (그 외 미국의 고질적인 의료보험 제도 문제 등을 드는데, 이건 우리에게 시사점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따라서 방역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소기 성과도 못 거두고, 경제는 더 나빠지면서 불평등은 심해진다.


③ 앞으로의 우리 경제와 방역, 복합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방역과 경제는 큰 틀에서 반비례다.

방역을 강조한 캘리포니아의 높은 실업률과 (미국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비교적 낮은 사망률은 이를 보여준다.

하지만 단순한 관계는 아니다. 복잡하다.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 다른 정책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

경제(자유)를 강조한 텍사스의 경제도 좋아지지는 않았다. 경제를 선택한 뒤 방역 상황 악화가 일정 경계점을 넘어 확산하면 경제성장은 불가능하다.

방역 최우선인 정책을 펴도 효과 없을 수 있다. 과다한 방역으로 시민들의 피로감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역효과가 난다.

다행히 우리나라 시민들의 정책 수용성은 미국보다 훨씬 높은 것 같지만, 최근 표면화되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생각해보면 그 '참을성'에도 한계는 분명히 있다.


너무 빨리 경제를 선택해도, 너무 오래 방역을 고집해도 소기 성과가 나지 않는다.

불평등에 대한 대처도 중요하다.

코로나를 겪은 지난 한해 우리 역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격차가 벌어졌다. 올 1월 고용 상황 악화 역시 충격적인 수준이다.

고용 상황 악화는 경기 상황이 나아진다고 단숨에 반전하지도 않는 지표다. 주로 저임금 일용 근로자에게 직격탄을 날린단 점에서 앞으로 두고두고 불평등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부양정책이 도마에 오르는 지점이다. 지출이 과도해서 거시경제 불안을 가져와선 안 되겠지만, 불평등과 생활고를 외면하고 돈줄을 죄는 쪽으로만 진행되어도 방역과 경제 모두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문제를 외면한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방역과 경제는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방역, 경제, 그리고 '참을성'과 '불평등' , '기타 등등'의 방정식이다.


이 '기타 등등'에 앞으로는 '백신' 변수도 들어갈 것이다.

얼마나 백신 정책을 효율적이고 속도감 있게 수행하느냐, 시민들의 신뢰를 잃지 않느냐도 방역과 경제 모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심지어 등교 정책 역시 방역과 경제 사이에 끼어드는 변수다.)

즉, 경제와 방역은 복합 방정식에 놓인 큰 두 개의 목표일 뿐이다. 이 복합 방정식을 앞에 놓고,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매 순간순간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선택의 갈림길에 설 것이다.

물론 그 답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