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배째라 전술’ 성공(?)…남은 카드는?_포커의 공통점_krvip

그리스, ‘배째라 전술’ 성공(?)…남은 카드는?_베타 시험은 금식해야 한다_krvip

국민투표를 통한 구제금융안 ‘반대’라는 벼랑 끝 전술로 나선 그리스가 시간을 벌었다. 채권단이 9일까지 새로운 개혁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면서 12일까지는 그리스 은행이 도산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기존 구제금융안을 고집하던 채권단이 한발 물러선 모습이라는 평가다. 협상의 키를 쥐게 된 그리스가 부채탕감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채권단이 부채탕감을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 채권단 그리스에 ‘최후통첩’…데드라인은 12일 7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회원국은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담을 열어 9일까지 그리스로부터 개혁안을 제출받아 이 안을 토대로 12일 EU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지원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그리스에 돈을 가장 많이 빌려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정상회담을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독일 의회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만한 개혁안을 그리스가 제안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가 채무탕감을 요구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과 관련해 채무탕감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공은 이제 그리스로 넘어갔다”며 “오는 12일 정상회의는 그리스 사태에 대한 마지막 회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유로존이 한 발 물러선 것” 마테로 렌치 총리는 마지막 회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리스 사태가 쉽게 봉합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협상이 20일 전에 끝나면 좋지만 양쪽 견해 차이를 볼 때 오래 가게 될 것”이라며 “7월이나 8월까지 이어질 수 있고 완전한 타결보다는 봉합수준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해관계만 살펴보면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유로존 안에서도 정치적 이해가 다 다른 만큼 정치적 불확실성이 꽤 큰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현재는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통해 구제금융안을 못 받아들이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자 유로존이 ‘그렇다면 새로운 협상안을 내놔라’라고 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리스는 국민투표로 ‘더 이상 물러나지 못하는 선’이 확인된 셈인데, 이 상황에서 유럽연합이 공을 넘겼다“며 ”유럽연합은 부채탕감이든 만기연장이든 추가적으로 완화된 협상안을 내놓는 식으로 협상을 이끌어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7일 회의에서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에 대해 강경한 대응을 내놓지 못하고, 그리스로 공을 넘겼다는 것 자체가 한 수 접고 들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양측이 내놓을 카드는? 9일 그리스가 새롭게 제시할 협상안에는 부채탕감 요구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마치 개인파산 신청자의 채무를 줄여주듯 그리스의 부채를 줄여달라는 요구를 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에 맞서 채권단은 긴급유동성지원을 끊을 수 있다는 카드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사용할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이준협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긴급유동성지원 중단이 채권단이 내밀 수 있는 카드인데, 이는 바로 그리스 국가부도나 그렉시트(유로존 탈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결국 채권단 입장에서 받을 수 있는 돈이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렉시트로 그리스가 유로화를 포기하게 되면 그리스가 사용할 독자 통화의 가치가 급락하게되고, 유로화로 빚을 돌려받기는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영무 연구위원은 “그리스는 구제금융안은 반대했지만 유럽연합에는 남고싶다는 입장이고, 유럽연합 정상들도 자기들 손으로 그리스를 낭떠러지로 떨어뜨리지는 않겠다는 결정을 했다”며 “이 가운데서 접점을 찾는 길고 지루한 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관 기사] ☞ IMF 돈 빌린 한국과 그리스, 뭐가 달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