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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토끼에게 귀가 없다면 어떤 모습일지 여러분은 상상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놀랍게도 귀가 없는 토끼가 3마리나 실제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어쩌다가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출동삼총사의 문소산 프로듀서가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경기도 광주 노곡리. 이 마을에 얼마 전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주진목(49살): 깜짝 놀랐죠. 이런 변이 생길 수가 있나... ⊙주미현(15살): 가족들이 너무 황당해서 다 뛰쳐나가서 봤어요. ⊙기자: 이 가족을 놀라게 한 사건. 귀 없는 토끼가 태어난 것입니다. 지난달 어미토끼는 8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 중 3마리의 귀가 이상했습니다. 검정색 토끼와 흰색 토끼 2마리는 왼쪽 귀가 없습니다. 갈색토끼는 귀가 자라다 만 흔적이 있을 뿐 양쪽 귀가 모두 없습니다. 처음에 가족들은 동네 고양이나 쥐를 의심했습니다. ⊙김희자(44살/토끼 주인): 1년에 한 번씩 낳아도 이런 토끼가 안 태어났었거든요. 귀를 짐승이 잘라 먹었나보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기자: 그러나 토끼장의 철망은 쥐가 들어가기에는 너무 촘촘했고 토끼 귀에 짐승으로부터 물린 흔적이나 상처는 없었습니다. 이 토끼 3마리는 귀가 없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같이 태어난 다른 토끼들과 다름없이 아주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전문가에게 토끼를 보이고 자문을 구했습니다. ⊙인터뷰: 이쪽 귀는 귀 흔적이 약간 작은 구멍 하나 있을 정도, 거의 흔적이 없어요. ⊙기자: 수의사는 토끼 귀가 태어날 때부터 기형이라고 진단했고 혈액검사 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었습니다. 토끼가 기형으로 태어난 원인은 무엇일까? 토끼의 주변 환경에서 단서를 찾아보기 위해 먹이부터 확인했습니다. ⊙주진목(48살/토끼 주인): 사료를 줬죠. ⊙인터뷰: 어떤 사료? ⊙주진목(48살/토끼 주인): 개하고 같이 먹는 사료를 줬어요. ⊙기자: 그러나 전문가는 토끼에게 무심코 먹인 개 사료가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윤신근(동물학박사 수의사): 이 초식동물에게는 그냥 초식만 이렇게 풀만 주거나 이렇게 주는 것이 더 좋은데 여기에다가 개가 먹는 육식동물이 먹는 그런 사료를 줬다는 것, 계속적으로 그러니까 장기간 먹게 되면 안 좋은 거죠. ⊙기자: 최근에 문제가 된 광우병도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였기 때문이라고 밝혀진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웃 주민은 뜻밖의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정경자(35살/이웃주민): 소음이 텔레비전 소리가 잘 안 들릴 정도로 심해요. 헬리콥터나 비행기가 낮게 날아다니는 편이에요. ⊙기자: 마을에서 5km 떨어진 곳에 군부대가 있어 하루에도 수없이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주인이 토끼들에게 자주 먹였다는 호박 넝쿨 옆에는 폐유통들이 쌓여 있습니다. 담장을 사이에 두고 있는 고물상에서 8년째 놓아둔 것입니다. 폐유속의 유해물질이 땅으로 스며들어 토양이 오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전문가는 근친간의 교배도 기형의 한 원인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윤신근(동물학박사 수의사): 서로 남매토끼를 교배시켰다는 것은 토끼의 경우에 갑자기 귀가 없는 것은 아주 극히 이례적인 일이기는 하지만 이런 것이 충분히 확률적으로 올 수가 있는 가능성이 있다... ⊙기자: 여러 가지 추정일 뿐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면밀한 역학조사가 필요합니다. 동네 아이들은 귀 없는 토끼가 그저 불쌍할 따름입니다. ⊙이웃 어린이: 귀 있는 토끼는 엄마랑 같이 자고 거의 귀 없는 토끼들은 따돌릴 때가 많아요. ⊙기자: 서로에게 없는 한 쪽의 귀가 돼주기라도 한 듯 흰색 토끼와 검정색 토끼는 항상 붙어지냅니다. 야생토끼에게 귀가 없다면 적을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존에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귀 없는 토끼 3형제가 집토끼여서 다행이기는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어쩌다 이런 토끼가 태어났는지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KBS뉴스 문소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