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추가 인하 전망…2%까지? _가희_krvip

금리 추가 인하 전망…2%까지? _길거리에 베팅하다_krvip

한국은행이 8일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내려 시장의 예측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경기가 급랭하고 있어 빠른 금리인하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내릴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1%대로 낮출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한은이 기준금리를 2% 아래로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지나치게 낮은 금리는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 기준금리 사상 최저 이번 인하에 따른 한은의 기준금리 2.5%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지난 1999년 통화량에서 기준금리로 통화정책 목표가 바뀐 이래 작년 12월10일까지 최저 금리는 3.25%였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2%대는 상상할 수 없는 수치였다. 그러나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하강이 가시화되자 한은은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한은은 ▲작년 10월9일 5.25%에서 5.00%로 0.25%포인트 ▲10월27일 4.25%로 0.75%포인트 ▲11월7일 4.0%로 0.25%포인트 ▲12월11일 3.00%로 1.0%포인트를 각각 내렸다. 작년 12월의 3.00%는 사상 최저 수준이었으나 한은은 1개월만에 또다시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로써 한은은 3개월만에 2.75%포인트나 내려 통화정책의 역사를 새로 썼다. ◇ 기준금리 왜 내렸나 한은이 기준금리를 비교적 큰 폭인 0.50% 포인트 내린 것은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실물의 각 분야가 바닥없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0.25%포인트 내리는데 그치면 시장에 실망감만 안겨준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실제로 경기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1월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1% 줄어 지난 1970년 1월 이후 최악의 상황을 나타냈다. 한은이 최근 내놓은 `1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46으로 전월의 54보다 8포인트 떨어져 환란 당시인 1998년 2분기(46)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작년 4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게다가 적지않은 기업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도산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그동안의 파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자금순환이 제대로 안되고 있는 만큼 좀더 유동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은이 0.75% 포인트나 1.0%포인트를 내리지 않은 것은 경기가 추가로 악화될 경우 사용할 수있는 `카드'를 남겨놓자는 계산이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가 악확되는 상황에서 한은이 더이상 할 일이 없다면서 팔짱만 끼고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 "기준금리 2.0%까지 내려간다" 한은은 앞으로 `유동성 함정'에 빠지지 않는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내리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유동성 함정'은 금리를 내리거나 올려도 시중금리.소비 등에 전혀 영향을 못주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이 수준의 금리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일치된 의견은 없다. 홍콩의 노무라 인터내셔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이 올해 1분기까지 기준금리를 1.50%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2% 아래로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 최석원 채권분석파트장은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거나 물가가 2%대로 떨어지고 환율이 더 안정되는 징후가 생기기 전까지는 기준금리의 마지노선은 2% 정도"라며 "앞으로 0.5% 포인트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준금리 추가인하의 효과보다는 환율 불안이나 유동성 함정 등 부작용을 걱정해야 한다"며 "유럽연합(EU)의 정책금리가 2.5%인데 굳이 급하게 인하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도 "다른 선진국과의 금리차, 자본유출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2%까지는 인하할 수 있다"며 "이번에 0.5%포인트 내린 만큼 추가적인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임지원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3개월간 추가로 0.5%포인트를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