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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행된 '나로호 발사 성공' 기념주화는 43년간의 한국은행 기념주화 발행 역사에서 역대 4번째로 적은 물량인 2만7천여개만 발행되는 데에 그쳤다.

그러나 한은은 특별히 서운한 표정은 아니다. 기념주화의 인기 하락세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나로호 발사 성공' 기념주화는 최대 3만개를 발행,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예약 신청이 이에 미치지 못해 2만7천300개만 발행했다.

쉽게 말해 미달이 발생한 셈이다.

발행 물량만 놓고 보면 작년 8월의 '2012년 세계자연보전총회' 기념주화(2만2천개), 작년 3월의 '서울 핵안보정상회의'(2만2천개), 2000년 10월의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2000'(2만6천개)에 이어 역대 4번째로 작은 규모다.

앞서 작년 11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석굴암과 불국사)' 기념주화(2만9천여개)가 최대 발행예정 물량인 3만개에 못 미쳐 미달이었다.

멀게는 'ASEM 2000' 기념주화가 발행한도(5만개)에 한참 못 미쳤고 2005년 8월의 '광복60년'(9만2천개)도 최대 발행량(10만개)에 미치지 못했다.

2000년 1월 '새천년' 기념주화(발행한도 200만개)는 47만개의 예약 신청만 들어와 추가 신청을 받기도 했다.

기념주화는 1990년대 후반까지도 한은이 예정된 물량을 제조하고 은행을 통해 선착순 또는 추첨식으로 배정하는 방식이었으나 그 이후에는 예약 물량을 사전에 접수해 이에 맞춰 제조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한은은 1970년 8월 '대한민국 반만년 역사' 기념주화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40차례에 걸쳐 기념주화를 발행했다.

최대 발행 예정물량도 2000년대 후반에는 5만장을 유지하다가 2011년부터는 대체로 2만∼3만개 수준으로 줄였다.

과거 `제24회 서울올림픽 기념주화'는 대회유치기념 2차례의 주화 발행을 포함, 총 7차에 걸쳐 무려 1천만개가 넘게 발행된 것을 비롯해 1980년대는 수백만개씩 발행된 기념주화가 적지않았다.

한은 관계자는 "기념주화의 액면가가 제조비의 상승으로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라간 여파도 있다"며 "무엇보다 취미로 주화나 우표 등을 수집하는 문화가 오락거리가 늘면서 대중적으로 퇴조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정사업본부가 발행하는 기념우표는 발행량을 줄여왔지만, 판매량이 더 빠른 속도로 줄면서 재고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 최근 발간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의 '201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는 "특정 기간 판매되는 특징이 있는 기념우표의 최근 3년간 추이를 보면 재고량이 점차 증가세"라면서 "수요를 면밀히 검토해 발행량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념주화나 기념우표 등 수집의 또 다른 재미인 보유 물품의 가격 상승도 예전만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보유하던 기념주화를 액면가에 현금으로 바꾸는 시민들도 종종 있다.

한은이 발행한 기념주화는 일반 통화처럼 한은이 교환해주고 있다. 교환가격은 액면가다.

이와 관련, 기념주화 전문업체인 화동양행 김용호 부장은 "기본적으로 투자 목적보다는 취미를 돕는 시각에서 고객을 대하지만 지금도 몇년만에 몇배로 가격이 오른 기념주화도 있다"면서 2006년 발행된 '한글날 국경일 제정 기념주화'를 사례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