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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달 들어 서울의료원 간호사와 전북 익산의 간호조무사 실습생이 연이어 세상을 등졌습니다.

모두 동료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겼는데요,

간호사들끼리의 괴롭힘, 이른바 '태움'은 일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엄진아 기자가 피해를 겪은 전현직 간호사들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국화와 촛불을 들고 모인 시민들.

병원 내 괴롭힘을 못 견디고 숨진 젊은 간호사를 추모했습니다.

[이종란/참석자/지난해 3월 :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그런 조직 문화가 굉장히 소름 끼치는 일이고."]

바로 그 시기에도 다른 병원의 신입 간호사는 선배에게 매일 시달렸습니다.

[피해 간호사/음성변조 : "한숨 쉬고 비속어를 속삭이듯이... 책상 쾅쾅 내리치면서 (일을) 모르겠어서 잠깐 멈추면 정말 사람 죽일 듯이 노려봐요."]

후배를 재가 되도록 괴롭힌다는 이른바 '태움'이었습니다.

업무를 익히는 내내, 의지할 수밖에 없던 선배는 지적과 비난만 쏟아냈습니다.

[피해 간호사/음성변조 :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요. 군대문화처럼 오래 근무한 사람이 분위기를 주도하기 때문에. 영혼을 갉아먹는 느낌."]

간호사의 40%는 '태움' 피해를 경험했습니다.

괴로움을 버티지 못해 병원을 그만두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심 씨는 3년 만에 병원을 나왔습니다.

[퇴직 간호사 : "태움을 당하면서 제 자존감이 굉장히 많이 떨어졌었어요. 간호사는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구나. 10년, 20년 한다고 해도 절대로 미래가 없다."]

신입 간호사 시절 블로그에 쓴 글은 좌절과 답답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퇴직 간호사 : ""너 나 아니었으면 환자 죽였어" 제가 없어진 기분이었어요. 제가 꿈꿨던 모든 것들이 다 사라졌었거든요. 왜냐하면 난 아무것도 못 할 거니까."]

신규 간호사의 38%가 해마다 직장을 떠납니다.

간호 면허를 가진 37만 명 가운데 절반, 18만 명만 의료현장에 남아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