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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보험료가 6.5% 인상된다. 2005년 2.38%, 2006년 3.9% 오른데 비하면 극히 높은 인상률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보험 가입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등 만만찮은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당장 보험 가입자는 가구당 월평균 3천200-3천700원의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하지만 임금.소득 상승분에다 감기 등 경증질환에 대한 본인 부담 확대 등까지 감안하면 실제 건보료는 훨씬 더 늘어난다. ◇ 왜 이렇게 많이 올랐나 = 이번 보험료 인상에는 몇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담뱃값 인상 불발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담뱃값 인상이 무산됨에 따라 당장 내년에만 3천500억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재정 손실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하지만 당초부터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았던 담뱃값 인상을 전제로 건보 재정을 감안한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방만 운영'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병원 식대 보험 적용, 중증 질환 보장 확대 등 1조3천억원짜리 `메거톤급'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2003년과 2004년에 각각 1조원과 1조5천억원의 당기 흑자를 내자 서둘러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 보장 확대는 한번 시행하면 지속적으로 재원이 투입돼야 하는 것인 데다 당초 예상보다 지출액이 더 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복지부 주변에서는 지난해 보험료를 6.8% 정도 올렸어야 올해 대폭 인상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데 눈치를 보느라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는 인식도 없지 않다. 매년 소폭의 보험료 인상이 누적됨에 따라 한번쯤 털고 가는 대폭적인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복지부는 이 같은 인상률에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경기가 위축돼 있는 마당에 서민 정서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이 되지 않을 까 하는 우려가 나오며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그래도 건보 재정은 적자 = 이 같은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보험료는 6천964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복지부는 감기 등 경증질환에 대한 환자 본인 부담 확대, 보장성 강화 계획 축소, 약제비 절감 등 지출구조 개선, 1조700억원의 누적 수지 활용 등을 통해 메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결국 이도 보험 가입자의 부담을 전제로 한 것일 뿐이다. 당장 경증질환자의 경우 치료비를 더 내야 하나 이도 1천억원 정도의 수지 개선 효과만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나머지 재원 절약의 상당 부분은 당초 계획했던 보장성 확대방안을 늦춰 적용하거나 줄이는 데서 찾을 것으로 보인다. 즉 차액 병실료에 대해 보험 적용과 중증 질환에 대한 보험 확대 적용 등이 1차 타깃이다. 보험료는 보험료대로 인상되면서 보장성은 위축되는 최악의 상황이 오는 셈이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당초 2008년까지 보장률을 71.5%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참여정부의 호언 장담은 물건너가게 된다. 말 뿐인 `건강보험 로드맵'이 되는 셈이다. ◇ 반발 기류 = 보험료 대폭 인상에 대한 반발 기류가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 행위별 의료행위에 대해 각 의료기관에 지급되는 보험 수가를 3.58% 인상하면서 이번 보험 수가 결정 때부터 의료기관 유형별 환산지수를 채택키로 합의했으나 이의 관철에 실패했다. 의료기관들의 강력한 반대에 밀려 예년과 같은 단일 환산지수를 채택한 것이다. 이는 명백한 합의 파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가를 2.3%나 올려줬다. 일각에서는 무원칙, 무소신 행정의 단면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경영자총연합회, 한국노총, 민노총, 경실련 등은 성명을 내고 "복지부가 의약단체의 눈치보기에 급급했다"고 정면으로 문제삼고 나섰다. 이들은 또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 노력 없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보험료를 인상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면서 "모든 부담을 국민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 대한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